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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차 알바 후기 (택배 물류센터 새벽 하차 라인 시급과 실제 강도)

새벽 3시, 컨베이어에서 박스가 쉬지 않고 밀려 나왔다. 팔은 벌써 감각이 없는데 슈트 위쪽에서 또 한 무더기가 쏟아졌다. 상하차 이틀째, 나는 롤테이너 앞에서 잠깐 멍하니 서 있었다. 첫날은 두 시간 만에 손이 떨렸고, 둘째 날은 그나마 요령이 조금 붙더라.

원래는 편의점 야간을 알아보고 있었다. 근데 인터넷에서 누가 편의점 야간이랑 상하차를 조목조목 비교해 둔 글을 봤는데, 돈 문제만 놓고 보면 상하차가 낫다는 얘기였다. 그 글이 계속 생각나서 결국 택배 터미널 하차 라인에 지원했다. 특정 회사 소속으로 들어간 건 아니고, 새벽에 사람 급하게 채우는 물류 터미널에 단기로 붙은 거다.

집결지에서 봉고차를 타고 터미널까지 들어가는데, 그때까지도 나는 이걸 만만하게 봤다. 편의점 야간처럼 앉아서 폰 보다가 몸 몇 번 쓰면 끝나는 줄 알았거든. 봉고에서 같이 내린 아저씨가 슬쩍 웃으며 물 많이 챙겼냐고 물었을 때, 그 웃음의 의미를 나는 두 시간 뒤에 알았다.

새벽 물류센터 하차 라인 컨베이어
새벽 세 시, 박스는 사람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편의점 야간이 아니라 상하차를 고른 이유

편의점 야간을 두 번 정도 알아봤는데, 매번 걸리는 게 급여였다. 수도권인데도 주휴를 안 주려는 곳이 흔하고, 1년 계약에 수습이라며 임금의 10%를 떼는 데도 있었다. 야간인데 야간수당은 아예 기대도 못 한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에 비하면 상하차는 약속한 돈은 대체로 그대로 준다는 평이 많았다. 내가 봤던 비교 글을 표로 정리하면 대충 이랬다.

항목 편의점 야간 물류 상하차
약속된 급여 떼는 곳 많음 대체로 지급
야간·주휴수당 잘 안 챙겨줌 챙겨주는 편
식사 제공 없음 주는 곳 많음
밤낮 바뀜 그렇다 그렇다
몸 상하는 속도 서서히 바로
오히려 찜 빠짐

물론 상하차라고 다 천사는 아니다. 도중에 나가면 일당 안 준다는 곳도 예전엔 있었다. 그래도 급여 하나만 놓고 저울에 올리면 나는 상하차 쪽으로 기울더라.

하차, 상차, 분류가 다 다르더라

가서야 안 건데, 물류 터미널 일이 한 덩어리가 아니었다. 크게 하차, 상차, 분류로 갈린다. 하차는 트럭에서 내려온 박스를 컨베이어와 슈트로 받아 롤테이너나 파렛트에 쌓는 일이다. 상차는 반대로 분류가 끝난 물건을 다시 트럭에 차곡차곡 싣는 일이고, 흔히 까대기라고 부르는 분류는 지역별 슈트로 박스를 던져 넣는 작업이다.

셋 중 뭐가 힘드냐고 물으면 다들 답이 다르다. 하차는 초반 물량이 몰려서 첫 두세 시간이 지옥이고, 상차는 트럭 안이 좁고 더워서 막판에 진이 빠진다. 분류는 상대적으로 가볍지만 같은 동작을 몇 시간씩 반복해서 손목이 먼저 상한다. 나는 하차에 배정됐는데, 하필 무거운 라인이었다.

첫날 하차 라인에서 벌어진 일

막상 컨베이어 앞에 서니 상상이랑 달랐다. 문제는 박스가 내 속도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거다. 슈트 위쪽에서 박스가 쏟아지면 그게 라인에 쌓이기 전에 치워야 하는데, 초보는 손이 느려서 금방 밀린다.

처음 한 시간은 할 만했다. 두세 시간이 지나니까 팔에 힘은 빠지는데 물건은 끊임없이 들어오는 걸 보고 살짝 패닉이 왔다. 옆 라인 형이 그러더라. 초보는 다 그 구간에서 한 번 크게 헤매는데, 요령이 붙으면 어깨 대신 다리로 든다고. 실제로 허리를 숙여서 팔로만 당기면 두 시간 만에 손목이 나간다. 무릎을 굽혀 몸통으로 받는 식으로 바꾸니까 확실히 오래 버티겠더라.

박스도 종류가 갈린다. 생수, 쌀, 음료 박스가 제일 무섭고, 옷이나 택배 소포는 가볍지만 대신 개수가 어마어마하다. 무거운 라인은 체력전이고, 잔 물량 라인은 속도전이다. 어느 쪽이든 새벽 3시 넘어가면 정신이 반쯤 나간 채로 몸만 움직이게 된다.

중간에 15분 휴게가 한 번 있었는데, 그 시간에 대부분 말없이 바닥에 앉아 물만 들이켰다. 대화할 기운도 없다. 편의점 야간 때는 손님 없을 때 폰이라도 봤는데, 여긴 쉬는 시간마저 회복하는 데 다 쓴다.

상하차 작업자가 롤테이너에 박스를 적재하는 모습
팔이 아니라 다리로 든다, 이거 하나 알면 두 시간은 더 버틴다

시급이랑 실수령, 숫자로 따져봤다

가장 궁금했던 돈 이야기다. 구인 광고는 늘 일당을 크게 써 붙인다. 근데 그 숫자를 시간으로 쪼개 보면 생각보다 평범하다.

항목 내용
2026년 최저시급 10,320원
야간 가산(밤 10시~새벽 6시) 통상임금 50% 추가
광고상 심야 시급 업체마다 12,000~15,000원대
4대보험 일정 기간 넘기면 공제
주휴수당 2024년 7월부터 주 5일 개근 조건

정리하면 이렇다. 심야에 일하면 법으로 야간수당 50%가 붙으니까 표기 시급은 최저보다 높게 보인다. 근데 연속으로 며칠 이상 붙으면 4대보험을 떼기 때문에 손에 쥐는 건 결국 최저시급 언저리로 수렴한다. 주휴수당도 2024년 7월부터 그 주에 5일을 다 나와야 주는 식으로 바뀌어서, 하루 빠지면 그만큼 계산이 확 줄어든다.

실제로 내 하루를 대충 계산해 봤다. 밤 9시에 시작해 다음 날 새벽 5시 넘어서까지, 휴게 빼고 7시간 남짓 일했다. 심야 시간이 대부분이라 야간 가산이 붙어서 그날 일당은 10만 원을 살짝 넘겼다.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은데, 문제는 이게 앉아서 버는 7시간이 아니라 쉬지 않고 몸을 쓰는 7시간이라는 거다. 집에 오면 아무것도 못 하고 뻗는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봤다. 상하차는 단기간에 바짝 벌기엔 괜찮은데, 시간당으로 환산하면 몸값이 결코 후하지 않다. 같은 몸 쓰는 일이라도 임금 구조는 제각각이라, 공장 생산직 면접 후기에서 겪은 특근·수당 계산이랑 비교해 보면 확실히 감이 온다. 물류 쪽 대형 센터의 근무 방식은 쿠팡 물류센터 근무 후기에 정리해 뒀는데, 같은 물류라도 터미널 단기 상하차랑은 결이 또 다르다.

절반이 다친다는 통계, 남 얘기가 아니었다

상하차를 검색하면 늘 따라붙는 게 부상 이야기다. 실제로 자료를 찾아보니 웃어넘길 수준이 아니었다.

상하차 경험자 설문에서 절반이 넘는 57.7%가 일하다 다친 적 있다고 답했다. 나는 운이 좋아 손목만 좀 상했다.

허리, 손목, 어깨가 주로 나간다. 무거운 박스를 급하게 당기다가 삐끗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송업체끼리 속도 경쟁이 심해지면서 물량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하루 평균 근무가 12시간에 달하는 현장도 있고, 집이 멀면 잠도 제대로 못 잔 채로 다시 나오게 된다.

허리 보호대와 목장갑 등 상하차 안전 장비
손목 보호대는 첫날 안 했다가 이틀째 바로 사러 갔다

그러니 안전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허리 보호대, 목장갑 두 겹, 미끄럼 방지 신발은 기본이다. 손목 보호대는 첫날 안 하고 갔다가 이틀째 바로 사러 갔다. 몸 쓰는 알바에서 다치면 병원비가 일당을 다 잡아먹는다는 건, 건설 현장 조공 첫날 후기를 봐도 똑같은 결론이더라.

나도 사흘째에 한 번 삐끗했다. 무거운 생수 박스를 급하게 당기다가 허리가 뜨끔했는데, 그날은 억지로 버티고 다음 날 하루를 통째로 쉬었다. 다행히 크게 나간 건 아니었지만, 그때 알았다. 이 일은 돈을 얼마 버느냐보다 안 다치고 오래 하느냐가 먼저다. 무리해서 하루 더 뛰는 것보다, 아플 것 같으면 그날 속도를 줄이는 게 결국 이득이더라.

그래도 편의점보다 나았던 두 가지

불평만 늘어놓은 것 같은데, 정작 나는 한동안 상하차를 계속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밥을 준다. 야식이든 컵라면이든, 새벽에 뭔가 먹을 게 나온다는 게 생각보다 크다. 편의점 야간 때는 내 돈으로 삼각김밥 사 먹으며 일했는데, 여긴 그게 없다.

둘째, 약속한 돈이 통장에 그대로 들어온다. 이게 제일 컸다. 임금 문제로 마음 졸이는 게 얼마나 피곤한지는 겪어본 사람만 안다. 상하차도 문제 있는 업체가 있긴 하지만, 최소한 내가 다닌 곳은 정산이 깔끔했다. 반대로 돈 문제가 꼬였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임금 체불로 노동청 갔던 이야기에 자세히 적어뒀다.

덤으로 살이 빠진다. 며칠 만에 팔뚝이 단단해지는 게 눈에 보인다. 운동 삼아 다닌다는 사람 말이 아주 빈말은 아니었다.

사람 분위기도 편의점이랑은 좀 달랐다. 다들 말없이 자기 라인만 파는데, 그 무뚝뚝함이 오히려 편했다. 손님 응대하며 감정 쓸 일이 없으니까,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단순해진다. 새벽에 같은 라인에서 몇 시간 같이 구르다 보면, 이름도 모르는 사람끼리 물 한 병 나눠 마시는 정도의 정은 생기더라. 그게 은근히 버티는 힘이 됐다.

상하차 갈 사람에게 미리 일러두는 것

처음 가는 사람이 알았으면 하는 것만 짧게 적어둔다.

  • 첫 알바로 냉동·냉장 라인은 피해라. 추위까지 겹치면 체력이 두 배로 깎인다.
  • 옷은 얇게 여러 겹. 하차는 금방 땀나고 상차는 또 춥다.
  • 물은 500ml 두 통 이상. 새벽엔 정수기 찾을 틈도 없다.
  • 무거운 건 팔이 아니라 다리와 몸통으로 받아라.
  • 일당 크게 써 붙인 곳일수록 근무 시간과 공제를 먼저 확인해라.
  • 도중 이탈 시 급여 조건을 계약 전에 물어봐라.

나는 상하차를 누구에게나 권하진 않는다. 몸이 확실히 축나고, 시간당으로 따지면 대단한 돈도 아니다. 다만 짧게 목돈이 급하고 밤낮 바뀌는 걸 견딜 수 있다면, 편의점 야간보다는 이쪽이 덜 억울했다. 다음에 또 급전이 필요하면, 그때도 아마 나는 새벽 컨베이어 앞에 서 있을 것 같다.